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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읽고 싶은 책 위시리스트에 넣어 놓았던 책인데 드디어 다 읽었다.
책은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았고 작가의 그동안의 기록을 쓰게 된 이유와 그리고 기록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공유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작가 이승희님의 얼굴이 어떤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는데
예전에 어떤 유튜브에서 게스트로 나온 적이 있어서 본적이 있었다.
그 때 봤던 게스트가 이 책의 작가였다는걸 알게 됐다.
동글동글 귀염상이라 생각한 거랑 달라서 신기했다.
기억에 남은 부분만 또 발취해보겠다.
0. 기록의 쓸모
Q. 승희 님은 기록을 '왜' 하나요?
A. 첫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상사가 왜 회의시간에 기록을 하지 않느냐고 한 것이 계기라면 계기일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제 기록의 사직은 '고민' 때문이었어요. 이 책도 처음에는 마케팅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되었는데, 차츰 세상에 제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Q. 승희 님이 생각하는 기록의 범위는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일까요?
A. 흔히 '기록'이라 하면 짧은 글이나 일지, 회의록 같은 것을 떠올리는데요. 굳이 글이라는 형식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따라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자신의 기록을 남길 수 있겠죠.
Q. 기록의 범위를 꽤 넓게 잡고 기록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그렇다 해도 '기록'이라는 주제로 책까지 쓸 수 있나 싶기도 한데요.
A. 일단은 책을 내고 싶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고요. 세상은 두 가지 유형의 사람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기록을 하는 사람과 하고 싶은 사람. 저는 마케터라 그런지, '기록하는 사람'에서 더 나아가 기록이라는 행위를 사람들과 '공유하는 사람'으로 발전하고 싶었어요.
Q. '영감노트'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잖아요. 그건 어떤 레퍼런스인가요? 어떤 기분으로 영감을 수집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달라진다든지.
A. 제가 집중하는 테마에 따라 모으는 영감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카레가 먹고 싶으면 유독 카레 집만 잘 보이잖아요. (중략) 그리고 인터뷰를 많이 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제 생각을 연결시켜보려는 의도로요.
Q. '기록의 쓸모'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효용성이나 효과보다는 '기록'이라는 결과물 자체가 기록의 가장 큰 쓸모가 아닐까 싶습니다. 남들에게 기록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면 가장 보람 있는 기록의 쓸모일 테고요. 기록하는 시간은 자신을 객관화해주고 전보다 더 성실하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무엇보다, 기록을 남기는 삶은 생각하는 삶이 됩니다.
This is a Book!
3년 전 도쿄에 갔다. 그때의 도쿄가 너무 좋았던 걸까. 내가 본 모든 것. 내가 다닌 모든 곳을 홀린 듯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평소 하루에 하나씩 올렸다면, 5박 6일 도쿄여행 동안에는 무려 300장을 올렸다. (중략) 당시 나는 스토리지북앤필름이라는 서점에서 '나만의 책 만들기(독립출판하기)'과정을 배우고 있었다. 같이 수업을 들은 동료들은 하나둘 자신의 책을 내놓기 시작했는데 나는 단기간에 책 분량을 채울 소재도, 자신도 없어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과정을 끝냈다. 아쉽지만 책 만들기는 어렵겠다고 포기하려던 찰나. 친구의 한마디. "인스타그램 300장이면 책 분량이잖아. 그걸로 책 만들면 되겠다"
1. 기록의 시작
- 기록의 발견
"마케터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만사에 관심을 갖는 거야. 관찰력과 순간을 놓치지 않고 쥐는 능력이 중요하지. (중략) 마케팅은 사실 어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거든. (중략)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그 기운을 느끼는 세밀한 관찰력이 마케터에게는 필요해.
우리는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기록될 수 있다. 기록된 것을 직업이나 자신의 삶과 연결시킬 수도 있다. 이를 '실행'이라 부른다. 관찰과 실행, 그사이를 이어주는 기록.
- 온전한 마케터
자기만의 영역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의 흐름을 읽는 능력. 수단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능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것을. 수단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능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것을. 나를 정의하는 전문분야 타이틀이 중요한 게 아님을. 마케터로서의 완전함이 아닌라 나의 본바탕을 고스란히 살리는 '온전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기억은 짧고 기록을 길다
1. 업무일지(2010~2011)
첫 직장에서 치과 코디네이터 업무를 익히기 위해 매주 적었던 업무 보고서.
2. 블로그(2006~현재)
나의 포트폴리오이자 일기장이다. (중략) 블로그를 하면서 검색 상위노출이라는 개념과 온라인 마케팅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3. 페이스북(2010~현재)
사진을 올리기 위해 시작한 채널이다. 내 생각과 사진에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주는 게 신기했다. (중략) 페이스북 덕분에 두 번째 회사에 입사기회를 얻어 이직을 했다!
4. 인스타그램(2012~현재)
셩실상부 나의 사진 앨범이다. 4개의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4300개의 사진이 올라와있다.
5. 브런치(2016~현재)
당시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회사에서 배우고 느꼈던 것을 하나씩 복기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6. 영감노트(2018~현재)
2018년 8월부터 갖고 다니는 실제본 종이노트. (중략) 그러던 어느 날 프라이탁 커버노트를 사게 됐고, 그에 딱 맞는 실제본 노트를 친구에게 선물받은 후부터 '영감노트'라 이름 짓고 꾸준히 적기 시작했다.
7. 영감노트 인스타그램(2018~현재)
2018년 9월부터 시작한 인스타그램 계정이다. 노트에 적을 수 없는 이미지나 영상을 놓치지 않고 잡아두기 위해 만들었다.
8. 여행노트(2018~현재)
많은 곳을 다녔지만 여행을 손으로 기록해둔 노트는 아직 몇권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다이어리에 일기로 쓰거나 에버노트에 적곤 했는데 언젠가 여행 책을 내보고 싶어서 여행기록을 따로 하기 시작했다.
9. 구글 문서(2014~현재)
회사에서 하는 모든 회의와 강연 요약은 구글 문서에 기록한다. 쓰는 동시에 자동 저장될 뿐 아니라 협업하는 이들과 공유하기도 좋고 온라인상에 기록이 남으므로 어디서든 문서에 접속할 수 있어 편하다.
10. 아이폰 카메라, 야시카 T5
사진과 영상 찍기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나와 내 주변을 담아내고 있다.
- 업수시간에 한줄 : 태도에 관하여
"커뮤니케이션이란 그냥 전달하고 소통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의도와 감정 그리고 생각의 삼위일체가 잘 전달되는 것입니다. (중략) 상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커뮤니케이션은 스킬이라기보다는 태도의 영역이라는 생각을 했다.
- 내가 기록한 상사의 피드백, 상대방에게 기록될 나의 피드백
"사람을 비난하지 말고, 일 이야기를 해. 그 사람에 대한 감정적인 평가 말고."
'시간을 줬는데 이거밖에 못해?", "왜 이렇게 대충 해요?"라는 표현은 확실히 사람에게 화살이 돌아간다. (중략)
어떤 피드백이든 궁극적인 목표는 '더 나은 결과'다. 그러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내 생각을 다시 정리해보았다.
1. 좋은 환경과 좋음의 기준 만들기
여러 사람과 일하려면 스스로 기준을 세워야 하는데, 경험이 부족한 신입일수록 그게 참 어렵다. (중략) '시간을 줄 테니 알아서 잘해봐'가 아니라, 팀원들이 함께 끌어올려주고 환경을 만들어줘야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2. 사람에 대해 이해하기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다. 상대방을 알지 못하면 결코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다.
3. 나의 감정 객관화하기
감정을 꼭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객관적으로 말해보려 노력한다.
'이 문장 때문에 나는 OOO한 감정을 느꼈다.'
4. 의도를 설명하고 설득하기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말고 의도를 분명히 밝히는 것. 어렵지만 꼭 챙겨야 할 부분이다.
5. 생각할 빈틈 주기
이미 머릿속으로 결론을 내려놓고 시작하는 대화가 최악인 것 같다. (중략) 상대방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자.
- 메일도 기록이라면
직장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메일 글쓰기'를 스스로 점검해본다.
1. 보고와 공유를 구분하자
리더에게는 '보고'라는 단어를, 파트너들과는 '공유'라는 단어를 써주면 됩니다.
2. 수신과 참조(cc)를 구분하자
메일의 내용을 정확히 알아야 하는 사람은 수신인에, 뭔가 결정할 필요는 없지만 이슈를 알고 있으면 좋은 경우엔 참조를 걸어줍니다.
3. 내용은 간략하게
오버커뮤니케이션은 좋으나, 구구절절 에세이나 일기를 쓰는 것은 지양합니다. 팩트 위주로 정리해주고 자신의 의견은 정확하게 구분하여 달아줍니다.
4. 결정 포인트 + 세줄 요약
어쩔 수 없이 내용이 길다면 '누구님. 뭐를 결정해주세요', '뭐를 도와주세요'라고 명확하게 씁니다.
5. 난 메일 보냈으니 끝?
'그때 제가 메일 보냈잖아요', '밴드에 올렸잖아요'라는 대응은 너무 무책임합니다. 상대방이 바빠서 답을 못할 때도 많으니 찾아가서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것이 베스트. 그러기는 부담스럽다면, 섭섭해하지 말고 메일을 또 쓰세요! 느낌표 몇 개만 더 넣어서요. ^^
6. 회의가 끝난뒤
결정된 사항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메일을 꼭 쓰세요. 말은 녹아 없어지기 마련이니까요.
7. 너무 화가 난다면
절대로 메일을 쓰지 마세요. 전화도 하지 마세요. 만나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리더를 만나 이야기하고, 해결해달라고 하세요. 드라이하게 감정을 빼고 메일을 쓰고, 마지막 'OOO 드림'에 ^^웃음표시를 넣으세요.
8. 외부 커뮤니케이션은 특히 조심!
메일을 받았다면 빠르게 회신하세요. 회신을 놓쳤으면, 당장 사과하세요. 당신이 곧 회사입니다. 언제나 정중하세요.
- 자존감과 자괴감 사이
"내가 해결할 수 있는것과 못하는 것 중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고민만 해요. 해결할 수 없는 건 붙들고 있어봐야 힘만 들거든."
그의 말대로, 아주 작은 부분에서 하나씩 성취감을 느끼는 것. 그렇게 나는 자괴감에서 벗어났다.
- 내가 좋아한는 것을 찾는 방법
'좋아하는 것', '나만의 것'을 찾을 때 공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 중에는 '모방'이 있다. (중략) 계속 나에게 묻고 탐구하며 나만의 것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모방으로 시작한 행동이 어느새 나만의 것으로 발전하게 될 거라는 얘기다.
2. 기록의 수집
- 내가 영감을 모으는 방식
1. 스마트폰 메모 앱, 녹음 앱
대화하다가 상대의 말을 놓치고 싶지 않거나 불현듯 생각이 떠오르면 스마트폰 메모 앱에 적어둔다.
2. 인스타그램 '영감노트'
매일 작은 노트를 들고 다니며 내가 받은 영감을 갈무리한다. 혼자 있을 때에는 바로 적어두고 약속이 있을 때에는 이동시간에 정리한다.
3. 유튜브 재생목록과 인스타그램 저장 기능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 내게 유튜브는 영감의 보물창고 같다. 수많은 영상 중 좋은 내용이 눈에 띄면 바로 저장한다. 나중에 찾으려면 못찾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다음 개인 재생목록을 활용해 '영감 재생목록'으로 만든다.
4. 매일 밤 정리하는 시간
인스타그램 업로드와 별개로 매일 자기 전 책상에 앉아서 하루 동안 받은 영감과 대화를 다시 정리한다.
- 영감탐험단
"영감을 발견하려면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무엇이 좋았는지 스스로와 대화를 나눠야 하며, 내 활동범위보다 더 넓게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영감을 얻으려면 시간을 내야 한다."
- 강연에서 받은 영감
"칭찬에 길들여지지 않아야 합니다. 대신 여러분이 다른 사람을 칭찬하세요. 여러분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세요. 그렇게 본인만의 생각으로 살아보세요. 그 '생각의 근육'은 책을 통해 기를 수 있습니다."
- 김봉진 대표님의 <책 잘 읽는 방법> 강연 중
3. 기록의 진화
- 쓸 맛 나는 글쓰기
어디에 쓸것인가
노트
어디에도 무난히 어울리는 느낌의 무지 실제본 노트를 사용한다.
프라이탁 노트커버
작은 노트를 넣어 다니기에 안성맞춤이다. 손에 들고 다니기 적합한 크기에 물에 젖지 않아서 더욱 좋다.
몰스킨 다이어리
긴 호흡이 필요한 글, 한 해를 정리하거나 나만 알고 싶은 이야기를 쓸 때 몰스킨 다이어리를 꺼낸다.
에버노트와 메모 앱
좀 더 무거운 기록을 할 때에는 에버노트를, 가벼운 기록을 할 땐 메모 앱을 쓴다.
아이패드와 애플펜슬 그리고 사각사각 필름
온라인에서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든 전자 시스템과 연동되기에 (중략) 활용하기에도 편하다.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
업무 중에 빨리 처리해야 할 일이나, 오늘 잊어버리면 안 되는 일을 할 때 종종 사용한다.
아이패드 노트 앱 'Notability'
세미나나 강연을 정리할 때 적합하다. 큰 장점은 페으로 쓴 것도 글자로 인식해서 나중에 단어로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음성메모
인턴뷰나 대화를 하다가 상대방의 말이 너무 좋으면 동의를 구해서 녹음을 해둔다.
- 주간음식
음식사진 위에 영와 자막처럼 상대방의 '한마디'를 넣는 것만으로 새로운 느낌의 기록이 되었다. 우리의 시간이 '영화처럼'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 목요일의 글쓰기
"만날 '글 쓰고 싶다. 글 연습해야 하는데'라고만 하지 말고 제발 써요, 우리!"
(중략) "글을 쓰고 싶으면 '굳이' 시간을 내서 해야 한다니까요, 여러분?!"
그래서 우리는 2017년 8월 17일 목요일, 글쓰기를 시작했다. 목요일에 시작해서 모임명은 '목요일의 글쓰기.'
(중략)
모임의 규칙은 간단했다.
1. 매주 목요일에 장문의 글을 쓴다. 두 문단 이상 되어야 한다.
2. 다 쓴 글은 카톡 그룹 게시판에 올린다.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는 공개된 곳에 오픈하는 곳이 중요하다.
3. 단, 글에 대한 피드백은 절대 하지 않는다. 무조건 쓴 행위에 대해서만 칭찬한다.
- 기록의 힘
누군가는 '혼자 열심히 일기를 써도 되는 거 아니야? 굳이 기록이라고 거창하게 불러야 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경험으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나만의 언어를 가지려면 기록이라는 형태를 간과할 수 없다는 것. 그런 맥락에서 '나답게 사는 삶'의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기록의 힘이라 믿는다.
정말 많은 발췌를 했다.
책의 내용 중간에는 본인이 영감을 받았던 것들을 공유하면서 가볍게 쓴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은 오랫동안 다양한 형태의 기록을 해온 만큼, 기록에 대한 나름의 규칙이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기록이라는 것을 습관처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것에 존경심이 들고 대단해보인다.
나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지만, 어떤 형태로는 기록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을 알기 때문에
공감이 가면서도 잔잔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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