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관심

남아 있는 나날 - 가즈오 이시구로 -

For freedom 2023. 10. 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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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은 일본계 영국인 작가가 쓴 장편 소설이다.

내 손으로 소설을 읽는 법이 없는데

독서모임 책으로 정해서 이번에 읽게 되었다.

 

장편소설이라 책이 꽤 두꺼운데 재밌어서 금방금방 읽히는 책이다.

 


 

책은 주인공인 스티븐스라는 집사가 1인칭으로 서술된 소설형식이다.

주인공 스티븐스는 영국의 유명한 저택의 집사로 그 밑으로 몇명의 직원들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이다.

스티븐스는 달링턴 경을 모시는 집사로 거의 삼십년을 달링턴 경을 모셔왔다.

 

 

달링턴경이 세상을 떠나고 그 집을 사들인 미국인 패러데이 어르신을 모시게 되었다.

패러데이 어르신의 배려로 6일간의 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의 챕터는 여행 첫날, 둘째날.. 이런식으로 서술되면서

 

중간중간 스티븐스의 지난 과거를 회상하는 식의 소설이 전개된다.

 

여행기 중 중간에 스티븐스가 차의 기름이 떨어져 근처 마을에서 묵게 되었다.

사람들은 스티븐스의 옷차림을 보고 그가 돈많은 신사쯤 되는걸로 착각했으나,

 

스티븐스는 굳이 정정하지 않은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집사라는 것이 들킬까 조마조마 했는데, 결국 도움을 주던 의사가 알아차리긴 했지만 말이다.

 

 

 

스티븐스의 아버지 역시 집사였는데,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바쁘던 어느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스티븐스는 일에 집중하느라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장면이 나온다.

 

켄턴 양에게 말하길 아버지 역시 본인이 일에 집중하길 바라셨을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예전에 김구라가 어떤 프로그램에서 본인이 거의 무명이던 시절,

 

유일한 스케쥴이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라디오 스케쥴 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바로 가보지 못했는데

 

아버지도 끝까지 마치는걸 바라셨을 것이라고 했던게 떠올랐다.

물론 업무적으로 프로페셔널한거 좋고,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이럴때는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각설하고, 켄턴 양과 스티븐스는 종종 충돌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켄턴 양이 왜그리 스티븐스를 쏘아붙이고 그랬나 했는데, 마지막 부분에 켄턴 양이 스티븐스에게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역시 스티븐스도 켄턴 양에게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끝에 작품해설이 나오는데, 해설을 읽으니 좀 더 이야기가 선명해진 느낌이다.

 



스티븐스는 집사의 품위에 앞서 존중되어야 했던 인간으로서의 품위에 대한 성찰은 없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스티븐스는 달링턴 경이 지시하여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여자 하인 두명을 해고하는데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않았고

아버지의 죽음에도 일을 먼저 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 삶 주변에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소설에서 받은 영감에 갑자기 현실의 문제가 겹치는 순간이다.

 


 


생각할 거리를 주는 소설..

오랜만에 읽으니 다른 차원의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가리지 말고 다양하게 읽어야 하는 걸까.

어쨋든, 재미있게 읽은 책이고 여운이 있는 책이었다.